세계의 바다를 지나가는 느긋한 시간

크루즈 라이프

이스터 섬, 타히티, 하와이 제도 등 개성 가득한 섬들과 끝없는 바다가 펼쳐지는 태평양. 이 곳을 방문하는 크루즈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얼마나 넒은지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 레포트에서는 바다를 좋아해 대학교 졸업 후 3년간 크루즈 객선의 사진가로 활동하며 전 세계를 방문한 경험을 가진 미즈모토씨의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미즈모토 슌야씨톳토리 현 출신, 요코하마 거주 사진가. 학생시절 요트부에 재적한 것을 계기로 바다에 깊은 흥미를 가지게 됨. 대학 졸업 후 크루즈 객선의 사진가를 거쳐 현재 프리 사진가로 활동중. 2004년 부터 피스보트 크루즈에 탑승하여 세계 각국의 생생한 풍경과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고 있음. 일본사진가협회 회원,(JPS)

태평양을 크루즈로 방문하는 즐거움

지구면적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태평양은 지구상에서 가장 넒은 바다이며, 호주, 뉴질랜드 및 수 많은 섬들이 존재하는 한편, 대부분의 지역이 바다로 형성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이 바다의 넒이, 혹은 지구의 크기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은 크루즈 여행에서 체험할 수 있는 즐거움 입니다. 하늘의 푸른색과 바다의 푸른색, 어디를 둘러봐도 끝없이 펼쳐진 360도의 푸른색의 세계에 둘러쌓인 바다를 느긋하게 지나가는 것은 "사치"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기억에 남는 경험입니다. 외부 데크에서 바라보는 끝없는 대해원의 풍경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신선한 경험을 가져다 줍니다.

남태평양 지역의 하와이, 이스터 섬, 뉴질랜드를 이어 폴리네시아라고 부릅니다. 폴리네시아란 그리스어로 수 많은 섬들 이라는 의미로 이 세 곳을 잇는 약 8,000km에 달하는 폴리네시아 트라이앵글에는 언어와 문화를 공존하는 거대한 문화권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절해의 고도라고 불리는 이스터 섬은 세계일주 크루즈에서도 인기 있는 기항지 입니다. 배로 이 곳을 방문하는 경우 남미대륙에서는 약 1주일, 타히티에서 출발하는 경우는 약 8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어느지역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이 섬을 방문하였을 때의 감동은 각별합니다.

절해 고도에 펼쳐지는 절경

이스터 섬은 흔히 섬 곳곳의 모아이 석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섬의 또 하나의 매력은 특별한 색을 가진 아름다운 바다 입니다. 이스터 섬은 해저화산에서 마그마가 분출되면서 형성된 섬으로 깊은 해저화산의 정상 부분이 섬으로 되어 있어 섬의 해안선은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한 이스터 섬은 주변의 수심이 매우 깊어 타히티의 바다와 비교하면 투명하지만 짙은 군청색의 바다가 펼쳐져 절경을 연출합니다. 섬의 오론고 곶의 옆에 위치한 라노 카와화산에서 보이는 경치도 놓칠 수 없는 풍경 사진의 소재가 됩니다.

크루즈 객선에서 즐기는 느긋한 시간

폴리네시아 지역은 학생시절 요트부에 소속되어 활동할때 피스보트에서 알게된 지인과 함께 태평양의 섬나라인 투발루와 피지를 요트로 왕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요트는 해수면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바다의 투명함과 아름다움을 다이나믹하게 카메라에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 활동을 계기로 바다, 특히 태평양에 대해 깊은 흥미와 애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크루즈 객선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요트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우선 배의 높이가 요트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크기 때문에 보이는 풍경도 다르며 360도, 어느 방향에서도 바다 전체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객선에는 요트와 달리 많은 승객들이 탑승하므로 같은 경치를 보면서 감상을 공유할 수 있는 수 많은 "동료"들이 있습니다. 비행기, 혹은 버스, 기차등의 교통수단으로 가는 여행과 크루즈 여행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주변의 사람들과 스스럼 없이 이야기하고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크루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PHOTO: PEACEBOAT, Mizumoto Shu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