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 시작의 땅으로
2021/1/15
리스본(포르투갈)
이베리아반도 서부, 테조 강변에 위치한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3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로마나 파리 등 다른 대도시보다 오래된 서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고대 로마와 이슬람 등의 지배하에 놓이면서 이곳이 영화를 누리게 된 계기가 바로 대항해시대. 리스본 거리에는 과거의 번영을 자랑했던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서양사를 말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볼거리들이 넘쳐납니다. 이번 크루즈 컬렉션에서는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화려한 리스본 거리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트램을 타고 거리 산책
언덕에 둘러싸인 지형 때문에 「7개 언덕의 거리」라고도 불리는, 미로처럼 얽힌 골목들로 둘러진 리스본. 대항해시대의 번영을 전하는 건축물들이 도심 곳곳에 남아 있는 거리는 활기찬 항구도시의 분위기도 자아냅니다. 이곳의 이동 수단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돌멩이 거리와 좁은 골목길을 덜컹거리며 나아가는 전차 '트램'입니다. 거리를 종횡무진 달리는 트램을 타면 오르막길 이동도 수월하답니다. 시내 고지대에 우뚝 솟은 성의 오렌지 지붕과 흰 벽으로 수놓인 아름다운 구시가지 그리고 그 너머로 펼쳐진 테조 강의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지요.
해양 국가의 영화를 걷다
포르투갈 최초로 해외 진출을 이룬 엔리케 항해왕자와 인도 항로를 개척한 바스코 다 가마(Basco Dagama)가 유럽을 떠난 곳이 바로 이곳 리스본 항구에서였습니다. 테조 강변에는 52미터 높이의 '발견의 기념비'가 자리 잡고 있는데 엔리케 왕자를 선두로 뱃사람, 역사가, 선교사 등 포르투갈 항해사를 상징하는 33명의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또한 기념비의 발밑에는 포르투갈의 선박들이 세계 각지에 도달한 연호를 기록한 세계지도가 있습니다. 대항해의 출발지에 세워진 거대한 기념비를 방문하면 당시의 낭만을 느껴보실 수 있을 거에요.
발견의 기념비로부터 강을 따라 서쪽으로 나아가면 보이는 곳이 리스본 거리의 상징인 '테조강의 귀부인'이라고도 불리는 벨렌의 탑. 인근에 위치한 제로니모스 수도원는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원래는 강을 오가는 배를 감시하고 거리를 지키는 요새로 건설되었으나 나중에는 배의 통관절차를 밟는 세관과 등대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관은 물론이고, 꼭대기 층인 테라스에서 전경을 즐기는 것도 추천합니다. 테조강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반짝이는 햇살이 반사되는 수면을 보자면 아득한 대항해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시간입니다.
1502년 착공해서 최종 완공까지 무려 300년정도 걸렸다는 제로니모스 수도원은 대항해시대의 패권을 상징하는 곳입니다. 배, 천구본, 닻, 바다 동식물 등 항해와 관련된 소재로 독창적인 '마누엘 양식'으로 장식되어 해양국가 포르투갈의 영화를 나타냅니다. 궁전 같은 으리으리한 외관도 좋지만 정밀한 조각으로 장식된 회랑과 수도원에 딸린 산타 마리아 성당의 내부는 숨 막힐 듯 아름답습니다. 레이스 편물처럼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들을 보고 있자면 이 수도원이 마누엘 양식의 최고 걸작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에도 납득이 갑니다.
현지 맛집에서 즐기는 본고장의 맛!
대서양에 위치한 리스본은 미식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바카랴우'로 불리는 북어 요리. 바칼랴우 요리의 레시피 수는 "1년간 매일 다른 요리를 만들 수 있을 정도"라고도 불리며 오븐 구이나 스프, 그라탕, 고로케 등 다양한 메뉴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한 포르투갈에서 왜 북어가 대중적인 재료가 된 것일까요. 그것은 바카랴우의 뿌리가 대항해시대의 선박 여행용 보존 음식이었다는 것에 유래하고 있습니다. 그 음식이 맛있어서 점차 육지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되어 현재는 포르투갈 국민음식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식후 디저트로 추천하는 포르투갈의 국민 간식 「파스텔·데·나타」입니다. 고소한 파이 반죽 안에 커스타드 크림을 듬뿍 채워 표면을 구운 한입 크기의 타르트로, 에그타르트의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커피와 술에도 잘 어울리며, 그 달달함에 중독될 수밖에 없는 맛이지요! 그 기원은 세계유산인 쥬로니모스 수도원에서 수도사들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벨렌 지역에는 수도원에서 전해 내려왔다는 비법 레시피를 지키는 전통 파티쉐가 있어 매일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리스본의 밤이라고 하면 '화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리스본의 변두리가 발상지로 알려져 있는 화도는 삶의 기쁨과 슬픔, 향수 등을 노래하는 민중음악입니다. 디너타임이 되면 많은 레스토랑에서 화도 연주가 열리며, 음식을 맛보면서 이국정서가 넘치는 화도 가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리스본 토박이의 전통 가요에 귀를 기울이면,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친밀감이 깊어질 것입니다. 둥그스름한 형상이 특징인 포르투갈의 기타 음색과 수많은 표현력 있는 노랫소리에 도취되어 리스본의 밤은 깊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