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도시의 문화를 접하다

2021/4/9

런던[틸버리](영국)

영국 남동부, 템스강 하류 지역에 위치한 런던은 중세시대부터 전통을 이어가는 역사적인 명소들이 많이 남아 있는 한편, 패션과 예술, 음악 등의 문화에서도 최첨단의 트렌드를 뽐내는 문화 도시이기도 합니다. 또 영국에는 자선문화가 사람들의 생활 속에 뿌리내리고 있고, 수도 런던에서도 역시 다양한 자선활동들이 일상에 녹아내려있다고 합니다. 유서 깊은 전통과 최첨단의 트렌드가 공존하는 세계 도시 런던의 다양한 매력을 소개합니다.

개성 넘치는 런던의 거리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런던」은 템스강을 중심으로 한 지역을 가리키는 곳이며, 그 일대는 「이너·런던」이라고도 불리며 관광이나 문화, 비즈니스의 중심지입니다. 런던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들이 모여있는 웨스트민스터 지구, 엔터테인먼트나 세련된 숍들이 모여있는 소호 지구, 경제·금융의 중심지로서 번화한 시티 모습 등, 방문하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런던의 얼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배가 착안한 곳은 템스강 하구에 위치한 런던의 외항 틸버리. 옛부터 여러 지역들과의 교역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온, 런던의 「바다의 현관」입니다.

항구에서 전철을 타고 온 곳은 영국 행정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웨스트민스터 지구. 템스 강변에 위치한 웨스트민스터 궁전과 96미터 높이의 시계탑 빅벤이 여행객들을 맞이합니다. 화재로 소실된 후 19세기에 재건된 고딕 리바이벌 양식의 장려한 건물은 현재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런던 공저인 버킹엄 궁도 꼭 방문하고 싶은 곳입니다. 이곳은 지금까지도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현역 왕궁이기도 합니다. 긴 모자에 새빨간 제복의 위병이 연주에 맞춰 행진하는 교대식은 영국 왕실의 대명사입니다.

웨스트민스터 궁전의 강 건너편에 해당하는 템스 강 남안의 지역은 런던의 문화중심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전에는 창고거리였지만, 1980년대 개발이 진행되어 현재는 극장이나 미술관, 레스토랑, 카페 등이 밀집해있는 인기 지역이 되었습니다. 워터프론트로 이어진 산책로 퀸즈워크는 산책하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런던의 랜드마크 중 한 곳인 타워 브리지와 독창적인 형태의 런던 시청사 시티 홀, 거대 관람차 런던 아이 등 신구 랜드마크가 연이어 위치해있는 강변길을 걸으면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도시의 활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런던의 발상지로

금융 비즈니스 거리인 시티 오브 런던에 왔습니다. 런던의 중심지에는 중앙은행이나 증권회사, 대기업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 지역은 일찍이 고대 로마인들이 이주하여 쌓아 올린 성채「론디움」이 건설되어 "런던의 발상지"라고 불리는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꼭 방문하고 싶은 명소는 바티칸 시국에 이어 세계 제2의 거대한 돔을 가진 세인트폴 대성당입니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식이 거행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그 당당한 외관과 장엄하고 화려한 내장은 물론 돔 상부까지 오르면 지상 약 85미터 높이에서 런던의 아름다운 거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영국에 뿌리내리는 자선 문화

영국은 세계 최고의 자선대국이자 자선활동이 시민들의 삶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런던의 거리를 걷고 있으면, 거리 거리에서 봉사 활동이나 모금 운동이 활발히 행해지고 있거나, 미술관같이 눈에 띄는 장소에는 모금함이 설치되어 있는 등, 자선 문화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국제 NGO 단체 「옥스팜」은, 영국의 대표적인 자선 단체로 널리 알려져 지역 활동부터 국제적인 인도 지원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피스보트 크루즈에서는 옥스팜의 매장을 방문해 자선활동을 체험하는 옵셔널 투어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빈곤이 없는 공정한 세계」라고 하는 큰 비전을 내거는 옥스팜이 설립된 1942년. 이 단체의 여러 활동 중, 시민들에게 있어서 가장 알려진 것은 각지에서 전개하는 자선 숍의 존재입니다. 자선업체가 재활용 가게와 다른 점은 시민들이 기부한 용품이나 기업 또는 학교 등에서 기증한 물품을 싸게 팔아 그 수익이 다양한 자선 활동에 쓰이는 점입니다. 일본에서는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구조입니다만, 영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용품의 기부나 자선 숍에서의 쇼핑은, 누구나가 가장 부담없이 할 수 있는 자선 활동의 하나입니다.

매장에 들어서면 옷, 신발, 식기, 가구, 장난감, 헌책 등 다양한 물품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어떤 사람이 사용했을까? 누군가의 컬렉션이었나? 하고 상상하면서 상품을 구경하는 것도 자선가게의 즐거움입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이 떠오르는 듯해 절로 미소도 지어집니다. 영국의 자선 문화에서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남을 위해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분위기가 전해집니다.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세계 도시 런던을 돌아보는 여행은, 이 나라에 뿌리내린 옛사람들의 정신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PHOTO: PEACEBOAT, ChrisMcAuley(cc-by-sa / 2.0), Masagaki Naoto, Mizumoto Shunya, Okada Kei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