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빛으로 빛나는 지중해 마을에서, 남프랑스 구르메와 와인을 즐기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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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리자마자 온몸을 바닷향이 감싸고 가까이 들리는 기적소리가 이곳이 항구마을임을 알려줍니다. 머리 위에서는 바다새들이 요란스럽게 울며 마치 어서 오라며 환영해주는 듯합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항구도시 마르세유. 19세기 작가 알렉산드 뒤마는 이곳을 ‘전 세계인의 집회소’라고 칭했다고 합니다. 기원전 개항시부터 세계의 선박과 이주자를 받아들여 다양한 인종이 오가는 국제도시의 면모도 볼 수 있습니다. 지중해에 접한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중심지로서 풍부한 식자재가 가득한 이 마을에서는 생선요리, 그리고 남프랑스 와인은 꼭 한번 맛봐야 합니다. 화려한 유럽 거리와는 달리 소박하고 꾸밈없는 도시 마르세유의 본모습을 찾아 떠나볼까요?

 

지중해와 대지의 정취를 맛보다

마르세유는 프로방스 지방(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지역권)의 수부이자 식자재의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중해에서 수획하는 신선한 해산물 덕분이지요. 관광 명소인 옛 항구에는 아시아권에서도 친숙한 고등어와 참치를 비롯해 그리고 오마르 새우, 홍합 등이 늘어서고 현지 어민들이 우렁찬 구호를 주고받으며 오가는 활기찬 모습은 보기만 해도 즐겁습니다. 해산물은 소재 본연의 맛을 살려 심플하게 올리브 오일이나 마늘, 허브와 함께 조리하는 것이 남프랑스식 요리법. 남프랑스의 태양빛을 듬뿍 받으며 자란 채소도 아낌없이 사용해 맛은 물론 향기의 풍요로움과 색채의 아름다움도 즐길 수 있습니다.

마을의 현관 역할을 하는 항구 마르세유는 해상 무역의 거점으로서 번영해왔습니다.

어부들은 매일 아침 배를 띄우고, 해산물 시장에는 갓 잡은 해산물로 가득합니다.

시장은 언제나 밝고 쾌활한 마르세유 사람들을 반겨줍니다.

 

2600년의 역사가 빚어낸 최고의 로제와인

맛있는 남프랑스 요리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와인. 와인 산지로는 보르도와 부르고뉴 등이 유명하지만, 사실 포도 재배의 역사는 프로방스가 가장 오래되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포카이아인들이 약 2600년 전에 마르세유에 포도를 들여온 것이 그 시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구릉지대에 둘러싸인 단구밭, 해풍과 계절풍, 그리고 석회질이 많이 함유된 건조한 토양은 포도 재배에 최적이라고 합니다. 이곳에 왔을 때부터 느껴졌던 강한 바닷바람이 사실 맛있는 와인을 만들기 위한 조건이었다니. 마르세유 전체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로제와인은 과일향이 나고 신선한 것이 특징이다. 모든 요리와 궁합이 뛰어나서 와인잔 안에서 빛나는 그 색상은 아름다운 지중해와 잘 어울립니다.

가볍고 과실향이 강한 로제와인은 그 화려한 외형 덕분에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산 와인은 현지 와인 바에서 맛보고 싶어지는 법이지요. 가게의 분위기와 현지과 주고받는 간단한 인사도 모두 여행의 추억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