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rd Cruise Report]선주민족과 토지, 그리고 우라늄 채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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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선상 게스트 데비 칼모디 씨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주제는 바로 우라늄 채굴과 핵 실험에 따른 방사능 피해 그리고 환경 피해. 데비 씨는 호주의 원주민인 아낭구(Anangu)족 여성이면서 최근 오션드림호가 기항했던 퍼스에서 약 600km에 떨어진 칼굴리에서 원주민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칼굴리 사람들은 영국과 호주 정부가 마라링가에서 실행한 핵 실험에 의해 토지에서 쫓겨나야만 했습니다. 또한 이주한 곳은 우라늄 채굴이 이루어지고 있는 멀가 록(Mulga Rock) 광산에서 불과 50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이었지요. 데비 씨는 자기 민족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토지에 대하여 천천히 말을 이어갔습니다. 무척이나 시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원주민들이 처음으로 백인의 산업물인 '광산'과 조우한 순간부터 갑자기 현실로 바뀌었습니다. 백인과의 교류가 시작되었으나 핵 실험에 의해 모든 것이 파괴되었고 방사능에 오염된 토지, 물, 바람, 공기가 속속 원주민의 생명을 빼앗아갔습니다. 바로 그때부터 원주민들의 투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겪은 고난은 말로 다 할 수 없지요. 많은 희생을 하면서도 데비 씨와 사람들은 결국 호주 고등 법원에서 토지 소유권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싸움은 끝나지 않습니다. 그들의 땅을 또다시 위협하는 존재, 바로 우라늄 때문입니다. 우라늄 채굴업자가 희귀 동물의 서식지를 빼앗고 있습니다. 또한 우라늄 채굴에는 매우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많은 식물이 멸종하는 문제도 생기고 있지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속 될 투쟁을 앞두고 데비 씨는 이런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여러분도 우리처럼 환경 난민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땅에서 채굴된 우라늄은 히로시마, 그리고 후쿠시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래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제가 겪은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앞으로도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싸울 것입니다." 데비 씨의 이야기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은 물론, 먼 옛날의 이야기도 아주 먼 곳의 이야기도 아닌 것을 깨닫게 된 사람이 많지 않았을까요?
사회를 맡은 피스보트 스태프도 눈물을 참아하면서 데비 씨에게 말을 건넵니다. "히바쿠샤(피폭자)라는 것이 일본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한 명이 무대 위에 등장합니다. 데비 씨에게 T셔츠를 선물한 그녀는 지금까지 계속 데비 씨의 활동을 지지해 온 케이에이 씨입니다. 주로 환경 단체에서 일하며, 최근에는 ICAN (핵무기폐기국제운동) 활동에도 참가하면서 데비 씨와 함께 우라늄의 채굴을 막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어느덧 40년 이상 우라늄 채굴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덕분에 현재 서호주에는 우라늄 채굴 현장이 없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우라늄 채굴을 근절하기 위해, 그리고 전세계에서 핵을 사용하지 않는 날이 올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하며 오늘의 강연은 막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