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rd Cruise Report]멜버른(호주) 기항
1/18
바다 저편에 펼쳐진 빌딩들이 보이는 이곳, 멜버른에 입항했습니다.
항구에서 트럼을 타고 시내로 나갑니다. 강을 따라 도착한 곳은 바로 유레카 타워.
엘리베이터를 타고 88층으로 올라가 시내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지요. 위에서 보니 의외로 높은 빌딩이 많은 도심지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도심인데도 자연이 풍부하고 느긋한 공기가 흐르는 점이 매우 부러웠답니다.
커다란 파사드와 하늘 높이 솟은 첨탑이 인상적인 세인트 폴 대성당도 위에서 바라보니 작고 귀여운 장난감처럼 보입니다.
다시 지상으로 돌아가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을 기점으로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그래피티 아트로 유명한 호시어 레인. SNS가 발달한 요즘 이곳은 핫한 사진 스팟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그림들이 매번 새롭게 다시 그려진다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깝기도 하지만, 그만큼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실력을 발휘한다는 의미겠지요.
길거리 예술을 감상한 뒤에는 조금 걸어서 레인 카페로 갔습니다. 큰 길가에서 떨어진 작은 거리에는 그 이름처럼 카페가 늘어서 있습니다. 호주 특유의 플렛 화이트 커피를 주문하고 어슬렁 어슬렁 거리를 산책했습니다.
이발소마저 멋스럽네요!
이어서 블록 아케이드로 향했습니다. 1892년에 오픈한 이 아케이드는 '콜린스 스트리트의 보석'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배가 고파질 무렵 'HOPETOUN TEA ROOMS'에서 케이크를 먹기로 했습니다. 12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는 케이크 가게에는 긴 행렬이 늘어섭니다. 보통은 줄이 길면 포기하지만, 오늘은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니 줄을 서서 기다리기로 했지요.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바닐라 슬라이스. 파이에 사이에 카스타드 크림을 넣은 이 심플한 디저트는 시내의 다른 가게에서 먹었을 때는 꽤나 달았는데 역시 120년의 역사가 있는 명소에서는 달랐습니다. 고급스럽고 산뜻하게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지요. 순식간에 배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답니다.
간식으로 배를 채운 다음에는 로얄 아케이드로 가보았습니다. 아까 들렀던 블록 아케이드에서 곡선미를 느낄 수 있었다면 이곳에서는 직선미를 엿볼 수 있습니다. 로얄 아케이드는 1870년에 오픈한, 멜버른에서 가장 오래된 아케이드라고 합니다. 오랜 시간의 정취와 동시에 모던한 분위기가 매력적입니다.
아케이드를 산책한 뒤에는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참고로 멜버른에서 이동할 때는 이 귀여운 트럼을 사용하는데, 레트로한 감성이 여정을 자극합니다.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아름다운 도서관에 있다보면 평소보다 독서가 더 잘 될 것만 같습니다.
근처에 있는 왕립 전시관의 갈튼 가든에서 잠시 휴식.
그러다가 우연히 결혼식을 보게 되었지요. 초록에 둘러쌓인 이런 결혼식도 아름답고 부럽습니다. 멜버른에서는 뭐든지 부럽게만 느껴지는데, 그만큼 매력적인 곳이겠지요.
산책을 마친 뒤에는 퀸 빅토리아 마켓에서 쇼핑 타임! 광대한 땅에 들어선 무수한 가게들. 현지에서 나는 식자재들 중 없는 것이 없다고 할 만큼 다양한 상품이 팔리고 있습니다. 특히 호주에서 나는 신선한 과일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바로 치즈. 호주하면 와인! 그리고 와인만큼 많은 치즈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구석구석까지 살펴본 멜버른 산책을 마치고 다시 강을 따라 천천히 걸어 배로 돌아갑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야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언젠가 이곳에 한 번 더 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는 풍경. 미련을 가슴에 품고 다음 기항지를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