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수수께끼를 간직한 피라미드의 땅을 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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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운하 중 하나인 수에즈 운하. 배는 시나이 반도와 아프리카 대륙 사이의 사막지대를 우아하게 항해합니다. 이 운하를 만들고자 했던 꿈은 고대 이집트 파라오들의 시대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낭만은 물론 운하로 얻을 수 있는 이익때문에 때때로 세계 정세를 뒤흔든 전쟁의 무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집트에 도착하기 전에 피스보트에는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는 전문가가 승선하여 이 땅에 얽힌 역사와 정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잠자고 있던 지식욕이 꿈틀거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갑판으로 나가자 부드럽고 상쾌한 중동의 바람이 느껴졌습니다.

한나절을 걸려 통과하는 수에즈 운하는 세계일주 크루즈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합니다.

국제정치학자 다카하시 가즈오 씨의 중동 정세에 관한 강연.

이집트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한창 무르익었을 무렵, 피스보트는 이집트의 북동부 항구마을인 포트사이드에 입항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로 향합니다. 차창밖에 보이는 모스크와 미나레트(첨탑), 아랍 문자로 쓰여진 간판 등 지금껏 본 적 없는 풍경에 시선고정. 드디어 카이로 근교에 위치한 기자 지구에서 우뚝 솟아있는 피라미드와 대면했습니다. 흥분된 마음으로 가까이까지 달려가 봤지만, 그 엄청난 크기에 전체 모습을 한 번에 볼 수 없었지요.

14세기에는 '1000개의 미나레트가 늘어선 거리'라고 불렸던 카이로. 세계 3대 피라미드는 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세계 불가사의를 눈 앞에 두고 그저 궁금해집니다. 동경했던 땅에 방문했다는 감동을 온몸으로 표현해봅니다.

활기로 가득한 바자르(시장)과 북적거리는 거리, 신성한 기도 공간이 공존하는 이집트. 바자르에는 잔뜩 진열된 상품들 앞에서 아랍 상인들이 힘껏 목청 높여 손님을 부릅니다. 가격 흥정은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라고 하니 큰 마음 먹고 도전해봤습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발전한 음식 문화도 이집트다운 풍부한 콩요리를 비롯해 이국적인 향신료를 듬뿍 사용한 요리 등 다양합니다. 아랍 문화의 일면을 엿보고 그 매력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이제 다음 항구를 향해 다시 크루즈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