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낳은 문명의 융합, 해협을 사이에 두고 나누어진 아름다운 세계로 - 후편 -

2020/6/9

이스탄불의 역사를 상징하는 곳으로

이국 정서를 느끼고자 설레는 마음으로 거리로 나서봅니다. 방문한 곳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에도 등록되어 있는 구시가지의 역사 지구. 배에서 우러러본 6개의 첨탑이 들어선 술탄아흐메트 모스크(일명 블루모스크)가 우아한 외관으로 반겨줍니다. 내부에는 푸른색을 기조로 한 이즈닉 타일로 둘려 쌓여 그 섬세한 아름다움에 절로 탄식이 나옵니다. 맞은편에는 비잔틴 건축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아야소피아 박물관. 이 박물관은 15세기까지는 기독교의 성당으로 사용되다 오스만제국 시대에는 모스크로 리모델링되는 기구한 역사를 거쳐 현재는 두 종교의 아름다움이 집결된 귀중한 박물관입니다. 거리는 역사를 말한다, 이스탄불은 말 그대로 역사의 거리입니다.

우아하고 조화로운 웅장한 외관의 블루 모스크. 첨탑의 수는 황제의 권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6개나 되는 첨탑은 이스탄불에서 유일합니다.

크고 작은 돔을 중심으로 넓은 공간이 펼쳐지는 모스크의 내부. 벽이나 천장에 장식된 모자이크 벽화, 빛을 발하는 스테인드글라스, 세계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거리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갈라타탑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을 바라보면 문화의 그라데이션이 더욱 돋보입니다.이 거리에 있는 수많은 역사의 낭만을 느껴봅니다.

 

전세계에서 물건들이 모여드는 활기찬 거대 바자르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는 생기는 물욕! 다음은 구시가지에 있는 그랜드 바자르에서 기념품을 찾아 봅니다. 약 4000점의 물건들을 취급하는 거대 시장, 컬러풀하고 전통적인 잡화는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립니다. 그 사람에게도... 내 자신에게도... 보물을 찾는 기분으로 돌아다니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냄새의 정체는 다양한 길거리 음식! 세계 3대 요리로 불리는 터키 요리, 동서 각국의 조리법이나 향신료를 살린 풍부한 맛이 특징입니다. 일본에서도 친숙한 케밥부터, 걸으며 먹을 수 있는 스낵까지 식욕을 돋우는 음식들이 많습니다. 이국의 음식을 맛보는 떨리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이 '여행하고 있어!' 라는 기분이 듭니다.

밀가루로 만든 얇은 피에 속재료를 넣고 구운 터키식 파이 「폴레키」. 리드미컬한 그 손놀림에 눈길이 갑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커다란 고기 덩어리를 익숙한 솜씨로 호쾌하게 깎아내는 케밥집. 역시 본고장의 맛은 각별합니다.

숯불에 고소하게 구운 고등어와 토마토, 양파를 바게트에 끼워 먹는 명물 '고등어샌드위치'는 입맛에 맞게 레몬과 소금을 뿌려 먹으면 심플하면서도 깊은 맛이 납니다.

 

과거의 뱃사람들이 지나간 곳을 내 자신의 여행에서도

볼거리가 가득한 거리, 이스탄불. 역사적인 유산을 관람하는 것만으로는 뭔가가 아쉽습니다. 가령 현지인들이 붐비는 차이하네 (터키식 찻집)에서 명물 차이퉁을 마시며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본다거나, 이국의 풍경 속에서 자신을 찾아보거나, 또 그 거리에 한 걸음 다가서면 많은 생각들이 교차합니다. 제시간에 아쉬움을 안고 배로 돌아와, 이번에는 해상에서 거리를 바라봅니다. 해가 저물어 가는 거리에 불이 켜지고, 해안가에 세워진 궁전이나 모스크의 윤곽이 정말로 환상적입니다. 기분 좋은 밤바람을 맞으며, 일찌기 많은 선원들이 도달했듯이, 우리도 이 동서의 교차로를 거쳐 다음 항구로 이동합니다. 바다와 바다를 잇는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