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푸른 아드리아 해에 빛나는 요새 도시

2020/7/15

'지상에서 낙원을 찾는 자는 두브로브니크로 오라'. 영화 '마이 페어레이디'의 원작자로도 알려진 작가 버나드 쇼가 이렇게 찬양한 도시, 두브로브니크. 검푸른 아드리아해와 구시가지를 메우는 오렌지색 기와지붕. 두 광경이 빚어낸 아름다운 풍경은 말로 형용할 수 없습니다. 피스보트 크루즈가 여러 차례 기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출항 후엔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운 거리였다, 언젠가 다시 오고 싶다 등 두브로브니크를 향한 칭찬이 선내 곳곳에서 터져 나옵니다. 경험이 풍부한 피스보트 크루즈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특히 인기가 많은 기항지입니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를 둘러싼 성벽을 걷다

견고한 성벽이 사방을 휘감고 있는 구시가지 서쪽에 위치한 문을 지나갑니다. 기대에 들뜬 마음으로 성벽 안으로 들어서자 경치가 확 바뀝니다. 발밑에는 대리석과, 주위는 돌을 쌓아올려 만든 건물과 분수 그리고 올려다보면 시가지와 파란 하늘을 가르는 오렌지색 기와지붕. 중세시대 모습 그대로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 거리를 즐기기 위해서는 우선 성벽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계단을 올라 성벽 위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변화하는 아름다운 경치에 몇 번이나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특히 북쪽의 요새에서 한 번에 볼 수 있는 아드리아해와 구시가지 조망이 훌륭합니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의 중심가를 거닐다

성벽을 돌아본 뒤 구시가지 산책. 메인 스트리트인 프라자 거리를 중심으로 걷습니다.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거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찾아보거나 하면서 교회와 수도원, 궁궐 등의 역사적 건축물들을 돌아봅니다. 필레게이트에 들어서면 바로 프란치스코 수도원. 중세부터 전해 내려오는 비법 레시피로 만들어진 화장수와 크림이 선물로 인기랍니다. 그중 꼭 봐야 할 것은 프란치스코회 수도원 안에 있는 마라 브라차. 유럽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곳으로 알려진, 1391년 창업한 약국으로 지금까지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놀라운 가게입니다.

구시가지의 또 다른 즐거움인 뒷골목. 돌계단이 이어진 좁은 길을 정처 없이 걸으며 멋진 가게를 발견하거나 이곳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습니다. 구시가지에 난 좁은 골목은 어디를 오려내도 멋진 분위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긴 계단을 오르거나 내리거나 하면서 구시가지를 탐험합니다. 또, 두브로브니크의 구시가지는 저녁 산책으로도 좋습니다. 클래식한 외등 불빛에 대리석 거리가 반질반질하게 빛나 낮과는 또 다른 매력적인 광경을 보여줍니다.

크로아티아를 상징하는 절경을 찾아 스르지산 정상으로

두브로브니크에 방문한 이상 반드시 가봐야 할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구시가지 뒤편 스르지산 정상. 구시가지 밖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잠시 공중 산책을 즐기면서 산 정상으로 향합니다.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로 5분 정도 소요됩니다. 택시로도 1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물론 걸어서 올라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산의 표고는 412m. 도착하면 전망대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펼쳐지는 주변 일대 파노라마의 웅장한 풍경. 아드리아 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게 되는 광경입니다.

눈앞에는 조금 전까지 걸었던 구시가지. 그 앞에는 푸른 물을 머금은 아드리아해가 펼쳐져 있습니다. 두브로브니크를 상징하는 이 풍경은 수많은 비경 중에서도 톱클래스의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거리가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불리는 것도 납득이 가는 풍경입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불과 20여 년 전, 분쟁 상태에 있던 이 거리는 포격으로 인해 대부분이 파괴된 과거가 있습니다. 오렌지 지붕의 기와를 잘 살펴보면 칙칙한 것과 선명한 것이 있습니다. 후자가 재건하면서 새로 생긴 것이지요. 그런 배경을 알고 방문한다면 더욱 평화의 고귀함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 연안 음식은 역시 신선한 해산물이 메인. 아드리아해 건너에 위치한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았으며, 재료를 살리는 심플한 맛이 특징입니다. 문어와 오징어, 새우, 홍합 등이 즐비한 가운데 세계에서 손꼽히는 맛으로 소문난 것이 크로아티아의 굴입니다. 굴 속살에 레몬을 한 번 짜서 후루룩! 그리고 퍼지는 아드리아해의 향기. 굴의 응축된 맛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타바스코와 후추를 조금 뿌려 다른 맛을 시험해 보거나, 화이트 와인과 함께 곁들인다면 그야말로 행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