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활기와 빛나는 미소에 이끌리다

2020/11/27

콜롬보(스리랑카)

인도 남동쪽에 위치한 섬나라, 스리랑카. 스리랑카 최대의 도시 콜롬보는 남국의 열기와 활기에 둘러싸인 도시입니다. 고층 빌딩과 사원, 모스크와 교회가 늘어선 이국적인 풍경은 마치 이 나라의 역사를 함축하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여행지로 지명도는 의외로 높지 않습니다. 스리랑카라고 하면 덥고 습한 날씨, 카레, 그리고 홍차 정도의 이미지. '이곳은 어떤 마을일까..?' 라는 질문과 함께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모습과 만남을 경험하는 것은 세계일주 여행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마을의 소음과 호기심에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짐을 느끼며 이번 여행을 시작합니다.​ ​

다양한 문화가 혼재하는 불가사의한 매력을 지닌 도시

콜롬보는 스리랑카의 남서부, 인도양에 접한 항구도시입니다. 활기를 느낄 수 있는 마을에서는 급속한 경제성장의 모습과 함께 제국주의하 식민지 시대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건물들도 찾을 수 있습니다. 도시 지도를 펼쳐보면 이 도시를 알기 위해서는 2곳의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이동수단을 찾기 위해 주변을 보니 거리 여기저기에 "스리위라"라고 불리는 삼륜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습니다. 운전수와 가격 흥정을 끝내고 탑승, 출발합니다. 다양한 소음 속에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오토바이만의 즐거움에 생각지도 못한 탄성이 나옵니다.​ ​

오토바이에서의 흥분을 그대로 안고 도착한 곳은 포트(항구)지구. 16세기에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포르투갈인이 도착한 이후 네덜란드, 영국 등 제국 열강들의 식민지가 되었던 스리랑카. 그 시절 역사를 느끼게 하는 건축물, 그리고 이 건물을 개조한 카페, 술집, 상점들이 있고 그 뒤편에는 초고층 건물이 보이는 유니크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항구지구와 달리 운하를 끼고 도시 동쪽에 펼쳐진 페타 지구에서는 현지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없는 것 빼고 다 판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스리랑카에서 가장 큰 시장의 활기, 호객을 위해 열을 올리는 상점의 점원들에게 주눅이 들면서도 상점의 다양한 악세사리와 잡화에 시선을 빼앗겨 버리고 맙니다.

여행에서 배운다는 것

콜롬보에서는 화려한 힌두교 사원과 웅장한 모스크 등 다양한 종교 시설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종교의 다양성의 배경에는 스리랑카가 걸어온 역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83년, 전체인구 70%를 차지하는 싱할라인과 20%를 차지하는 타미르인들의 대립에 의한 내전으로 2009년 내전의 종전 선언을 할때까지 약 7만인의 스리랑카인들이 내전에 희생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 기간 공존하던 두 민족이었지만 식민지배를 겪으면서 갈등이 발생한 것입니다.​ ​

스리랑카에 기항하기 전까지 배에서는 콜롬보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있는 강사 및 현지 학생들이 승선하고 역사적 배경에서 내전 종결 후 화해 과정까지를 배울 수있는 강좌가 열렸습니다. 이러한 배움을 얻으면서 방문 국가를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여행, 이는 피스보트 크루즈 만의 특징은 아닐까요. 현재도 새로운 나라 만들기가 진행되고있는 스리랑카. 민족과 종교가 조화된 콜롬보의 거리를 걷다 보면 '내전의 종결만으로 평화가 찾아오지는 않는다.' '민족의 차이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 협력하여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고 싶다.' 고 배에서 증언한 학생들의 말을 떠올려 봅니다.​ ​

향신료의 나라

거리의 열기속에서 걷다보면 어느새 공복감이 찾아옵니다. 현지의 카레를 맛보기 위해 현지 사람들로 북적이는 식다으로 들어갑니다. "라이스 & 카레"를 주문하니 라이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카레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밑반찬 등으로 가득 채워진 요리가 나옵니다. '로마에서는 로마의 법을' 이라는 말처럼 현지 사람들이 먹는 방식으로 도구가 아닌 손을 써서 식사를 해 봅니다. 정통 카레의 매운맛을 상상하고 조심스레 먹어봅니다만.. 생각만큼 맵지 않습니다! 카레와 쌀의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코코넛 밀크와 향신료의 조화, 자극 속에서도 깊은 맛을 내는 맛있는 식사입니다.

미소가 아름다운 아이들

식민지 시대의 건물도, 개성 강한 사원도 콜롬보의 특징이지만, 콜롬보 거리에서 만나는 어린이들의 미소는 도시의 마스코트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방문객들을 바라보는 사랑스럽고 친절한 눈빛에 여행의 긴장도 풀리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거리의 소란도 아픈 역사속에 태어난 다문화도 - 모두가 그들의 일상이며, 우리에게는 비일상. 그러나 그런 차이를 넘어 미소와 함께하는 만남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스리랑카가 "빛나는 섬"을 뜻하는 것처럼,이 도시에는 특유의 환한 얼굴로 우리를 맞아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