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의 향수를 간직한 벨기에 방문
2021/7/2
제브뤼헤 (벨기에)
중세 후기 발트해와 북해를 중심으로 번성한 한자동맹. 벨기에 북부의 플랑드르 지방은 모직물의 산지로 발달하였으며, 특히 브뤼허(브뤼주, 브뤼헤)에는 한자동맹의 재외상관이 설치될 정도로 교역의 거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 플랑드르 지방에서 피스보트 크루즈가 방문하는 기항지는 바다에 놓인 다리라는 의미를 가진 제브뤼헤. 이 항구를 시작으로 플랑드르 지방의 중심도시 브뤼헤와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 겐트를 방문하며 한자동맹의 영화를 지금도 전해 주는 도시를 소개합니다.
중세의 거리가 남아있는 물의 도시
브뤼허(브뤼주, 브뤼헤)에서는 쉽게 운하를 볼 수 있으며 도시 전체에 50개 이상의 다리가 설치되어 북쪽의 베네치아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9세기경에 세워진 도시로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브뤼허는 13-14세기경 서유럽의 무역항으로 발달하여 한자동맹의 중심도시가 되며 최전성기를 구가하였습니다. 15세기 이후 수로가 폐쇄되며 상업도시로의 기능은 상실하였으나, 중세시대의 건물들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어 구 시가지인 역사지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역사지구의 중심에 위치한 마르크트 광장은 뾰족한 삼각형의 지붕이 인상적인 한자상인관, 길드하우스, 네오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서플랑드르주 청사,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높이가 약 83미터에 달하는 종루가 있습니다. 종루에는 전망대가 있어 올라갈 수 있으며, 이곳에서 도시 전체에 조성된 운하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광장의 남서쪽에 위치한 베긴회 수도원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벨기에의 맛을 찾아서
브뤼허(브뤼주, 브뤼헤)는 운하 이외에도 초콜렛으로도 유명합니다. 거리를 걷다보면 오래된 초콜렛 상점부터 가족 모두가 운영하는 곳, 초콜렛의 제조과정을 모두 볼 수 있는 곳등 다양한 초콜렛 상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초콜렛 상점들은 모두 중세시대부터 전해진 건물에 있어 한층 운치를 더합니다. 마치 보석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초콜렛들이 방문객들을 유혹합니다.
거리를 걷다가 피로를 느꼈다면 과거 길드 하우스를 리노베이션한 레스토랑과 카페에서의 휴식을 추천합니다. 어떤 카페에서도 벨기에가 자랑하는 핫 초콜렛과 벨기에 와플을 즐길 수 있습니다. 카페가 아닌 레스토랑을 선택하였다면 본고장 벨기에의 요리를 추천합니다. 북해에서 잡은 신선한 홍합을 찐 요리인 뮬(Moules)과 함께 벨기에식 감자튀김을 곁들인 요리는 현지인에게도, 관광객에게도 인기 높은 메뉴입니다.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겐트
앞서 소개한 브뤼허와 마찬가지로 중세의 모습이 잘 보전된 도시 겐트는 벨기에 제 3의 도시로 특히 원예문화가 발달하여 도시 곳곳에서 꽃을 활용한 장식을 볼 수 있습니다. 레이에 강변을 따라 들어선 길드하우스와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모인 성 바프 광장에서 과거 한자동맹의 전성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광장에 있는 성 바프 대성당은 장엄한 외관과 정교한 종교화, 조각 등으로 마치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겐트 관광에 빠질 수 없는 명소입니다. 그 중에서도 반 에이크 형제작의 대제단화 "어린양의 신비"는 초기 플랑드르파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이 외에도 겐트시는 시가 운영하는 대체 에너지와 재생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환경친화적인 도시이기도 합니다. 건물 등도 벽돌로 지은 폐공장과 조선소의 외관은 그대로 유지하며 내부만을 개조하는 것이 특징으로, 그 중에는 수백년이 된 건물의 내부만을 리노베이션한 호텔과 상점등, 마을의 외관을 해치지 않는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매주 목요일을 "베지테리언의 날"로 정하여 동물성 식품의 소비 감소 등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운치 있는 오래된 도시로 보이는 겐트시의 일면에는 위와 같은 미래지향적인 모습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PHOTO: PEACEBOAT, Okada Keita, Mizumoto Shu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