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여행만의 특별한 체험, 세계일주
크루즈 라이프
세계일주 크루즈는 약 40,000km에 달하는 지구를 도는 여행입니다. 매력적인 기항지의 방문은 물론, 크루즈 여행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체험에 대해서 항해작가 카나마루씨의 글을 통해 소개합니다.
라이터 소개: 카나마루 토모요시(크루즈 전문 라이터) 일본 각지를 비롯해 세계 5대륙을 크루즈로 방문한 경험을 가진 크루즈 전문 라이터. 세계의 크루즈선을 소개하는 '크루즈쉽 콜렉션'의 집필과 잡지'크루즈'(해사프레스사) 등에 크루즈와 관련된 기사와 컬럼등을 기고하고 있다.
크루즈 여행을 하면 오직 이 여행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음을 알게된다. 그 중 하나는 바다의 색의 변화. 일면 푸르다고만 생각하는 바다이지만 사실 태평양과 대서양, 홍해와 지중해는 다른 색을 띄고 있다. 지구를 일주하는 크루즈 여행이 아니면 이렇게 바다의 색깔이 실제로 다르다는 것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다. 바다의 색 이외에도 일출과 일몰의 순간도 그렇다.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태양, 마치 계란의 노른자를 연상케 하는 태양, 그리고 수평선 너머로 저물어 가는 태양을 보는 것도 크루즈 여행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징이다. 이 밖에도 크루즈 여행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풍경들을 이번 글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춘분, 추분 한정! "적도에서의 실험"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적도선은 통과를 하더라도 실감을 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선내에서는 적도를 통과하고 있음을 실감하기 위한 "실험"을 하곤 한다. 단 이 실험은 오직 춘분과 추분에의 오후 1시경에만 가능하다. 에콰도르 등 적도선 이남의 나라들은 춘분과 추분에 태양이 지면에서 90도 직각으로 떠오른다. 이러한 순간을 확인하기 위해 크루즈선의 외부 데크에는 다양한 물품을 나열하는데 이 태양이 90도가 되는 순간 그림자가 사라져 버리는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육지에서도 시기를 잘 맞춘다면 이러한 경험을 해볼 수 있지만, 장애물을 피해서 적절한 장소를 찾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드넒은 크루즈 선내, 그리고 장애물이 없는 대양에서 만날 수 있는 재미있는 현상이다.
개기일식의 관측에 성공! 가까운 미래에는 금환일식의 관측도
태양, 달, 그리고 지구가 완전히 일직선상에 놓이게 되면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져 낮에도 어두워 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바로 개기일식 현상이며 신비한 현상이자 쉽게 만날 수 없는 희귀한 경험이기도 하다. 지역에 따라서는 수백년에 한번 이라는 확률을 보이는 만큼 쉽게 만날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계를 주유하는 크루즈 선에서라면 이 개기일식도 최적의 관측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 밖에 바다는 육지와 달리 고층 빌딩도, 산도 없는 관측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여 보다 개기일식 현상을 잘 관측할 수 있다는 이점도. 실제 피스보트 크루즈에서는 2019년 크루즈 선에서 개기일식 현상 관측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돌아오는 2023년 4월에는 태양이 바퀴처럼 보이는 금환개기일식 관측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환상적인 산호초 크루즈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산호초에 둘러쌓인 바다를 항해하는, 사치스럽게도 보이는 여행은 실은 크루즈 여행에서는 그리 진귀한 경험이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인도양에서의 만남을 소개한다. 인도양의 몰디브를 항해할때 나타난 산호초 군들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감색의 하늘과 에메랄드 그린의 산호초의 색채가 그림같은 풍경을 드러내고 서서히 야자수 나무가 있는 섬들이 하나씩 모습을 들어낸다. 비록 상륙은 할 수 없지만 마치 새로운 기항지를 추가로 들린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였다. 산호초군으로 특히 유명한 지역은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블로 2일에 걸쳐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이런날은 많은 승객들이 하루 종일을 외부데크에서 시간을 보내며 전혀 지루해 하지 않고 이 풍경을 즐기는 또 하나의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돌고래, 상어, 고래들과의 만남
필자가 승선한 세계일주 크루즈는 84일이었다. 이 기간동안 의외로 많은 해양동물들과 만날 수 있었다. 아프리카 대륙의 소말리아 만을 통과할때에는 돌고래 떼와 만났으며, 고맙게도 배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며 간간히 점프까지 해 주었다. 그 외에도 뉴욕의 입항 전날, 파도가 잦아들어 마치 거울과 같은 대서양을 항해하였다. 이 때에는 돌고래는 물론, 개복치도 함께 만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상어 떼가 배의 근처까지 다가왔을때에는 영화 "죠스"를 생각하며 아찔한 기분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항해중에는 고래들이 숨을 쉬며 물을 내뿜는 광경도 곳곳에서 만날수 있었다. 여러분이 항해를 하실 때에는 필자가 만났던 해양생물들을 언제, 어디서 만날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이들과의 만남이 더욱 반갑고 기쁘게 느껴지리라 확신한다.
오로라 관측의 최적의 장소, 크루즈 선
일생동안 한번은 보고 싶다고 알려진 자연현상 오로라. 천상의 커튼이라는 아름다운 수식어가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자연현상이다. 이 오로라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가을에서 겨울이며, 이 시기에는 백야 현상이 없기에 오로라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오로라 관측을 위해서는 우선 충분한 어둠, 그리고 하늘이 너무 흐려서도 안되며 주변의 방해물도 적을 수록 좋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장소가 바로 아이슬란드 부근의 바다이다. 8월에 출발하는 세계일주 크루즈에서는 10월초순에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에 기항하며, 기항일을 포함한 5일간 오로라를 관측하는 찬스를 가진다. 이 곳에서는 오로라를 볼 수 없다는 걱정보다는 오로라 관측을 위해 늦은 밤까지 잠들지 못해 수면 부족이 됨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높은 확률로 오로라를 만날 수 있다.
브릿지 투어 - 크루즈의 항행을 책임지는 공간
크루즈 선에 탑승하였다면 브릿지 투어도 권해보고 싶다. 100일간의 긴 여정동안 안전한 항행을 조정하는 곳으로, 비행기의 조정석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는 승객에게 공개되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인원수 한정으로 브릿지 투어를 개최하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실제 브릿지의 안을 견학할 수 있다. 전방에 펼쳐지는 넒은 창문과 레이더 장치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정밀기기, 그리고 항행중을 표시하는 항해도가 있으며 항해사의 설명을 들으며 배의 진로방향과 속도 등의 이야기를 듣고, 선장과의 기념촬영까지도 할 수 있다. 비행기나 기차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크루즈 선만의 또 다른 이색적인 체험이다.
1시간만 존재하는 하루 - 날짜변경선 축제
세계일주 크루즈에서는 태평양의 경위 180도선, 즉 날짜 변경선을 반드시 통과한다. 일반적으로 날짜변경선에서 서쪽으로 이동할 수록 하루가 빨라지고, 동쪽으로 이동할수록 하루가 느려진다. 이에 서쪽으로 진행되는 세계일주 크루즈에서는 날짜변경선을 통과하면서 "1일"이 짦아지게 된다. 느긋하게 진행되는 피스보트 크루즈 여행에서는 날짜변경선을 통과할때 단순 시계의 바늘을 맞추는 것만이 아닌, 하나의 이벤트로 모두가 시간의 변화를 알고 적응하며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시간과 관련된 많은 선내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거나, 혹은 다른 승객들과 세계일주 여행의 기념품의 이야기, 시간의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PHOTO: PEACEBOAT, Mizumoto Shunya, Isogai Miki, Yuruki Shiho, Stacy Hughes, AdobeStock